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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모두] 도서관에서의 하룻밤: 또 함께 했습니다



  • 지난 주 금요일~토요일
    '도서관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함께 약속을 정한 뒤에
    루피 표미라씨와 섹시미녀 김재연씨가
    장애인 인권에 대해 우리 아이들과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재연씨는 말을 잘 하지 못합니다.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드니
    뛰는 것은 더더욱 할 수가 없지요.
    몸을 가누기 힘들고,
    물건을 잘 들 수도 없습니다.
    그런 재연씨를 본 우리 아이들의 첫 느낌은
    “불쌍해요”, “힘들어 보여요”, “이상해요”였지요.
    그렇지만 점점 재연씨에 대해 알아가면서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다르고, 몇 가지 잘 하지 못하는 게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상하거나 불쌍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답니다.


    재연씨는 그림을 잘 그립니다.
    비록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누구보다 즐기면서,
    예쁜 그림을 그린답니다.
    입으로 소리 내어 말을 잘 할 수는 없지만
    얼마든지 소통할 수 있습니다.
    몸짓으로, 표정으로, 마음으로요.
    그리고 재연씨가 처음부터 끝까지 만든
    소통판이 있지요.
    정성껏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면서 만든 판이 있기에
    발음이 불분명하다고 해서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요.
    처음에는 양념치킨을 받기 위해 열을 올리던 우리 아이들은
    점점 루피와 섹시미녀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마음이 통한 것이지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알았습니다.
    또 상황극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 모두가 다같이 행복해질 수 있는지도 알게되었답니다.
    장애인은 무조건 불쌍하다고 여겨
    돈을 주려는 아주머니를 본다면,
    장애인에게는 옷을 팔지 않겠다는 옷가게의 주인을 본다면,
    식당에서 식판을 들기 어려워하는 장애인을 본다면,
    문이 닫히려는 엘리베이터를 향해
    힘들게 걸어오는 장애인을 본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황극을 했지요.
    그리고 또 알게 되었답니다.
    장애인을 무조건 무시하고 피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장애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도와주려고 하는 것도 좋지 않다는 것을요.
    이 사실들을 우리가 알고 있고,
    알게되었다는 것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아이들은 인권 이야기가 끝난 후 루피와 섹시미녀 주위를 돌며
    수줍게 사탕을 건네기도 하고,
    밝게 인사를 하기도 하면서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그랬던 우리 아이들,
    주먹밥을 만들고
    귀신놀이를 하고
    영화를 볼 때에는
    영락없는 개구쟁이 천방지축이었지요.


    그래도 우리 아이들의 마음 속에
    루피와 섹시미녀와 함께 한 시간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그래서 다음에 또
    다른 모습의 사람을 만났을 때
    마음의 벽을 허물고 다가설 수 있겠지요.


    도서관에서의 하룻밤은
    여전히 잠이 들기 싫다는 아이들과
    새벽까지 뒹굴면서 잘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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